호표기는 위나라 조조가 창설했고, 목적은 조조의 숙위였습니다. 호표기는 이름 그대로 호랑이와 표범같이 용맹하고 날쌘 기병 부대를 뜻합니다. 크게 호기영과 표기영으로 부대 구성이 되어있으며, 부대 규모는 5000명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청주병과 더불어 조조군 중에서 최정예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사 삼국지 위서 <조순전>에 따르면 호표기는 모두 천하에 용맹하고 정예하며 백인장 중에서 보충하였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조휴전>에 의하면 태조(조조)는 조휴를 높게 평가하고 아들처럼 대우하면서 항상 정벌전에 수행하며 호표기를 이끌고 숙위케 했다고 되었습니다.
※숙위: 숙식을 하면서 호위하는 것
<조순전>의 기록처럼 호표기는 최정예 기마 부대답게 문무를 겸비한 유능한 인재들을 선발했고, 이것으로 짐작하건대 호표기는 개개인의 무예와 지략 그리고 전술이 출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표기의 역대 지휘관은 조순, 조휴, 조진, 조조입니다. 210년, 호표기를 이끌었던 조순이 적벽대전 이후에 병으로 사망하자, 해당 관원이 그를 대신할 후임 지휘관을 뽑아야 한다고 조조에게 상주합니다. 그러자 조조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하길 “조순에 견줄 자를 어찌 다시 얻을 수 있겠는가!” “나 홀로 감독을 맡아도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하며 후임자를 뽑지 않는 대신, 조조 자신이 직접 지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조휴전>과 <조진전>에서는 조휴와 조진이 호표기의 수장으로 임명되었다고 언급되어 있지만, 조순과 더불어 임명의 순서는 알려지지 않습니다.
역대 지휘관들이 조씨 일가이며, 조조를 제외하고는 호표기를 지휘할 당시에는 젊은 청년 시절이라는 것을 보아 호표기를 조조가 유망주를 단련시키는 용도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습니다. 나름 중요한 위치와 자리에 자기 친족을 앉히는 건 역사적으로 볼 때 종종 있는 흔한 일이기도 하며 이것을 맡았던 지휘관들이 나중에는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긴 합니다. 하후연의 조카인 하후상도 초기에는 조조 휘하에서 기병을 이끌고 종군했다는 것을 보면, 하후상도 호표기를 이끈 장수들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무제 조조가 죽은 뒤에는 달리 역사적 언급이 없지만, 향후에 조씨 일가를 호위하는 친위대로 두거나 호표기를 해산시키고 다른 부대에 분산 배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표기의 주요 전투에 대해 말씀드리면
205년 조순이 호표기를 이끌고 남피에서 원소의 아들인 원담을 공격해 그의 목을 베었고 207년 백랑산에서 원소의 또다른 아들인 원상과 연합한 오환족을 격파, 오환족의 수장이었던 답돈을 사로잡은 후에 참수했고, 208년 장판파와 단양에서 도망가는 유비를 추격하고 그의 두 딸과 군수품을 노획하였으며, 달아나는 신야의 병졸들을 포획했고 강릉을 점령했습니다. 211년 동관 전투에서 마초와 한수가 이끄는 관서군을 위수 인근에서 보병대와 연합하여 대파했습니다. 218년 한중 공방전에서 장비와 마초가 오란을 지원해 조조의 사촌인 조홍의 군대를 공격해 배후를 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조휴가 호표기를 이끌고 오란을 물리쳤고 장비와 마초는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기록에는 없지만, 기타 군벌과 제후들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전공을 세웠을 거라 추정됩니다.
여담으로 호표기와 관련하여 대중매체나 창작물에서는 사마의나 장료, 하후돈, 하후연, 조인 등이 호표기의 수장으로 나오지만/ 정사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허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호표기와 관련한 또 다른 여담으로는 호표기가 일반적인 경기병이 아닌 철기, 즉 사람부터 군마까지 중무장한 기병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조와 서량 군벌인 마초가 싸운 동관 전투 기록에 의하면 “철기 5천을 늘여 세워 10중의 진을 만드니 광채가 해처럼 빛나 적들이 더욱 놀라고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철기는 철갑을 입은 기병을 의미하기도 하고, 용맹한 최정예 기병을 뜻하기 때문에 실제로 호표기가 중무장 기병일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들 철기 5천이 호표기가 아닌 다른 기마부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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